리얼 스틸 (Real Steel, 2011) by 숀 레비 [영화]의 재해석

단순 메카닉, SF, 액션물인 줄 알았는데 의외다. 이건 드라마다.
인간과 로봇간의 교감을 다룬, 권선징악 드라마.
영화제작진은 머리 좋은 사람들임에 분명하다. 흥행에 필요한 코드를 너무나도 잘 알고 영리하게 배치했다.

코드 1. 어린이
광고의 주목도를 높인다는 3B(미인 Beauty, 아기 Baby, 동물 Beast) 가운데 어린이를 선택해 주인공으로 세웠다. 어린 맥스에게 로봇 아톰을 승리로 이끄는 중한 책무를 맡긴 것이다. 덕분에 로봇 격투기라는 살상 무대가 남녀노소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는 오락 무대로 중화되었다. 그리고 아톰과 함께 벌이는 댄스 무대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들이 아톰의 존재에 주목하게 만들었다. 이는 아버지 찰리도 간파했다. 찰리는 '사람들은 어린이를 좋아해. 너와 아톰이 함께 춤을 추면 대박 날거야'라며 맥스가 춤을 추도록 설득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이 티난다.

코드 2. 가족애
건달 아버지 찰리와 존재도 모르고 지낸 아들 맥스의 만남. 예고된 갈등과 다툼. 그리고 로봇 아톰과 함께 하는 여정에서 싹 튼 애정. 부자간의 정, 가족의 따스함은 역시 만국공통어이다. 역시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

코드 3. 인간미
아톰은 로봇임에도 인간의 모습을 닮고 인간의 감성을 갖췄다. 맥스가 하는 말도 알아들을 정도다. 사람과의 교감이 불가능한 다른 로봇들에 비해 인간미를 지녔다. 그래서 관객(=인간)들은 아톰의 감성에 동조하고 그의 편을 드는 것이다. 거대하고 차가운, 다가가기 힘든 거대한 포스를 지닌 로봇 파이터의 제왕 제우스와 차별화된 부분이자, 제우스의 인기가 땅에 떨어진 결정적인 요인이기도 하다. 특히나 아톰은 비주류인 스파링용 로봇으로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우리로 하여금 더욱 친밀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우리 평범한 서민들의 모습과 닮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영화 안팍의 관객들은 제우스를 압도하는 기적적인 경기를 펼치는 아톰의 모습에 열광하는 것이다. 대리만족의 카타르시스라고나 할까? 결국 영화 안팍 관객들 모두 '리얼 스틸' 벨트를 따낸 제우스보다 잘 싸운 아톰의 편에 선다. 인간을 닮은 아톰. 로봇이지만 인간 승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아톰. 시스티나 성당 벽화 '천지창조'처럼 소년과 손가락을 맞대던 ET가 생각난다.

코드 4. 권선징악
'악'의 상징인 제우스를 '선'의 상징인 아톰이 이기고야 만다는 설정.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먹히는 권선징악적 스토리. 사람들은 대부분 어떤 이야기가 권선징악으로 마무리되어야 편안함을 느낀다. 악이 승리하는 설정도 물론 가능은 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우리를 안도하게 하는 건 수천 년을 내려온 '나쁜 사람은 벌받고 착한 사람은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하는 해피엔딩!




덧글

  • 엘러리퀸 2011/11/17 21:34 # 답글

    결론은 스티븐 스필버그인가요? ㅋ
    저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갈등이 의외로 쉽게 풀린다는 단점만 제외하면..(뭐 이것도 로봇 싸움에 방점을 뒀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좋은 점일수도. ㅋ)
  • 이야기꾼 2011/11/18 09:24 #

    ㅎㅎㅎ 제가 쓰면서도 몰랐는데
    듣고 보니 정말 결론은 스티븐 스필버그네요!!
    어쨌거나, 재밌는 영화임에는 틀림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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