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는 밥이었다. 새끼인 나는 그런 어미를 먹고 자랐다. 나는 참 오랫동안 젖을 물었다고 한다. 젖먹이 동생까지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는 나를, 어미는 정말 힘겹게 떼어냈다며 언젠가 웃으며 얘기했다. 지금 어미의 몸뚱어리에 자글자글 주름이 진 건, 그때 내가 너무 힘차게 빨아댔기 때문일까.
나의 어미는 하루종일 밥을 했다. 아침 먹고 돌아서면 점심, 점심 먹고 돌아서면 저녁. 나는 그렇게 하루종일 씹어 먹으며 학교에 가고 친구들과 뛰어 놀았다. 덕분에 어미는 밥 짓는 것 외엔 다른 일을 하지 못했다. 화려한 무대에 서는 가수가 꿈이었다는 어미는, 이제 부엌에서 쌀을 씻으며 노래를 흥얼거린다.
한번은 밥상을 마주한 나에게 어미는 이렇게 말했다. "너도 이제 10년 뒤면 시집가겠네." 나는 안다. 어미의 머리 속에선 내가 벌써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예쁜 집을 배경으로 웃고 있단 걸. 문득 난 묻고 싶었다. '그럼 엄마는 10년 뒤에 뭐할건데?' 혹시 어미는 직장에 다니는 나를 대신하여 내 새끼들을 돌봐줄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니 밥이 넘어가질 않았다. 마치 나란 존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어미의 마음 속에 꽉 들어앉아서, 어미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지 못하게 만든 것만 같았다.
어느샌가 어미의 이마를 주름이 가르고, 어미의 손을 굳은 살이 뒤덮고, 어미의 머리를 흰머리가 점령해버렸다. 어미는 이제 여인네로선 볼품없는 육체가 되어버렸는데, 새끼인 난 미안하리만치 젊고 싱싱하다. 그래서 어미를 떠올릴때면 수액을 모두 빨아먹어 꽃을 시들게 한 진딧물처럼 한없이 작기만한 자신을 발견한다. 매번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찾아가는 '남김없이 뺏는 사람'이 바로 여기 있었던 것이다.
오늘도 어미는 내게 전화를 걸어 '바빠도 밥은 챙겨먹고 다녀라'고 신신당부했다. 갑자기 나도 모르게 목구멍이 뜨거워져 '엄마도 맛있는 것 좀 사먹어'란 말을 끝내 뱉지 못했다.
나의 어미는 하루종일 밥을 했다. 아침 먹고 돌아서면 점심, 점심 먹고 돌아서면 저녁. 나는 그렇게 하루종일 씹어 먹으며 학교에 가고 친구들과 뛰어 놀았다. 덕분에 어미는 밥 짓는 것 외엔 다른 일을 하지 못했다. 화려한 무대에 서는 가수가 꿈이었다는 어미는, 이제 부엌에서 쌀을 씻으며 노래를 흥얼거린다.
한번은 밥상을 마주한 나에게 어미는 이렇게 말했다. "너도 이제 10년 뒤면 시집가겠네." 나는 안다. 어미의 머리 속에선 내가 벌써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예쁜 집을 배경으로 웃고 있단 걸. 문득 난 묻고 싶었다. '그럼 엄마는 10년 뒤에 뭐할건데?' 혹시 어미는 직장에 다니는 나를 대신하여 내 새끼들을 돌봐줄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니 밥이 넘어가질 않았다. 마치 나란 존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어미의 마음 속에 꽉 들어앉아서, 어미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지 못하게 만든 것만 같았다.
어느샌가 어미의 이마를 주름이 가르고, 어미의 손을 굳은 살이 뒤덮고, 어미의 머리를 흰머리가 점령해버렸다. 어미는 이제 여인네로선 볼품없는 육체가 되어버렸는데, 새끼인 난 미안하리만치 젊고 싱싱하다. 그래서 어미를 떠올릴때면 수액을 모두 빨아먹어 꽃을 시들게 한 진딧물처럼 한없이 작기만한 자신을 발견한다. 매번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찾아가는 '남김없이 뺏는 사람'이 바로 여기 있었던 것이다.
오늘도 어미는 내게 전화를 걸어 '바빠도 밥은 챙겨먹고 다녀라'고 신신당부했다. 갑자기 나도 모르게 목구멍이 뜨거워져 '엄마도 맛있는 것 좀 사먹어'란 말을 끝내 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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